2012년 10월 30일 화요일

[56] 건축학개론 (2012)


게시자 asdfty

[ 연출의도 ]

집, 기억과 이상의 저장소

그런 기억들이 있다.
어느 깊은 곳에 조용히 웅크리고 있다가,
생각지도 못한 순간 반짝하며 눈앞에 맞닥뜨리는.
사진 한 장, 노래 한 소절 때문에 문득 시절을 거슬러 떠오르는 기억들이 그렇다.

오래 전 기억으로 연결돼 있는 승민과 서연이 다시 만났다.
한 곳에 머물러 있던 승민은 낯선 곳으로 떠날 준비를 하고 있고,
낯선 서울에 올라와 떠돌던 서연은 이제 정착을 꿈꾸고 있다.
그들이 건축주와 건축사로 다시 만나 집을 짓는다.
서연이 어떤 집에서 살고 싶은가를 승민은 이해 해야 한다.
그녀가 어떻게 살아왔고, 어떻게 살고 싶은지를 잘 알아야만 좋은 집을 지을 수 있다.
그것은 꽤나 사사롭고 개인적인 취향이어서 소통이 쉽지만은 않다.
창문을 가슴높이로 낼 것이냐 배꼽높이로 낼 것이냐는 둘에게는 꽤나 어려운 선택인 것이다.

그렇게 둘은 벽돌을 한 장씩 올리듯 옛 기억을 되살려 낸다.
정겹고 아프지만 아름다웠던 기억들.
잊었던 순간들과 장소들이 불현듯 생생해져 손에 닿을 듯하지만 결코 돌이킬 수 없는 기억들이다.
둘은 미완의 기억 속에 마지막 벽돌 한 개를 밀어 넣어 이제와 비로소 시절을 완성한다.
완성된 시절은 추억으로 기념될 것이고, 새로운 집은 설레는 내일을 꿈꾸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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